Lorem Ipsum: 어느 나라 말일까요?

최근 몇년간 기업의 차세대 SW 환경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였던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서비스 지향 아키텍쳐)가, 정작 시장의 기대나 업계의 드라이브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이 솔솔 피어 오르고 있지요. 그 와중에, 이에 대한 대안(혹은 전단계? 혹은 light-weight 버전?)으로 WOA(Web Oriented Architecture: 웹 지향 아키텍쳐)가 부각되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이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곁다리로 빠지던 중에 재밌는 정보를 알게 돼서 새로 포스팅. 아래 링크는 아이티데일리 기사입니다.


SOA로  가는  지름길 ‘WOA’:  리소스 지향적, 구현하기 쉽고 폭넓은 유연성 제공

 

오픈 소스 위키 협업컨텐츠 관리 플랫폼 IT 거버넌스에 결합한 기업인 MindTouch의 공동설립자 겸 CTO인 스티브 비요르크는 웹 지향적인 아키텍처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실 기사의 주제와는 다소 떨어진 곁가지 내용인데, 제가 관심 갖고 있는 주제인 위키, 컨텐츠 관리 플랫폼, IT 거버넌스가 한꺼번에 언급되고 있어 관심이 가더군요. 웹 사이트(http://mindtouch.com)에 가보니 첫 페이지에 동영상 데모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어떤 정보를 접할 때마다 주제나 본질보다는 곁가지 디테일에 천착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다보니... 데모영상은 흥미있게 봤는데, 그보다 데모에 사용된 저 글의 내용에 눈이 가더군요.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icing elit." 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일까? 하는게 궁금해지더라구요. 최근에 이런 저런 이유로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우연찮게도 잘 알려진 SW 회사 중에 알고 보면 프랑스 회사들이 제법 있더라, 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저건 프랑스어는 분명 아닌데, 아무 의미 없는 단어를 마구 쳐 넣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영어가 아닌 자국어인 모양인데, 그럼 어느 나라? 

검색을 해보니, 호오... "Lorem ipsum"이라고 하는 건, 인쇄, 편집, 활자 업계에서 표준으로 사용하는 "해석 불가능한" 문장이라고 하는 군요. 의미가 있는 문장을 사용하게 되면 자꾸 글의 내용에 눈길이 가게 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레이아웃과 활자, 인쇄나 편집 상태를 보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저런 문장을 사용해 왔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별로 중요하지는 않나...-.-;;) 이게 "해석 불가능한" 문장일 뿐이지 절대 아무렇게나 쳐 넣은, 혹은 아무 의미 없는 문장은 아니라는 거죠. Lorem ipsum은 1500년 경부터 거의 비슷한 형태로 사용되기 시작되었다니, 거의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래로 계속 사용되어 온 거군요. 인쇄업자들은 500년 동안이나 이 글이 그냥 아무 의미 없는 라틴어 비슷한 단어의 나열 정도로 알고 사용해 왔는데, 1960년에 이르러서야 그 의미가 밝혀지게 됩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 햄튼-시드니 대학의 라틴어 교수인 Richard McClintock이 키케로가 기원전 45년에 쓴 "de Finibus Bonorum et Malorum" (해석하면 "선과 악의 목적에 대해서" 정도 된다는군요) 라는 제목의 글에서 거의 유사한 부분을 발견했거든요. 원글은 이것과 좀 달랐는데 중간 중간에 몇 군데 유실된 단어가 있다보니 해석이 불가능해져 버렸던 거죠.

2000년 전에 한 역사가/철학자에 의해 씌어진 글이, 1500년 동안이나 묻혀 있다가 우연히 발견돼서, 아무도 그 의미를 모른 체 500년을 수많은 인쇄/출판업자에 의해서 사용되다가, 불과 40여 년 전에야 한 무명의 학자에 의해 원저자와 그 의미가 밝혀진 겁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Lorem ipsum은 애플의 iWork라든지 Aldus PageMaker라든지, 현대의 SW에서도 아직까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Lorem ipsum에는 여러가지 변형이 있지만 첫 문장인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icing elit."는 거의 예외 없이 똑같이 쓰인다고 합니다.  제가 이 정보를 얻은 사이트(http://www.lipsum.com/)에는 "Lorem ipsum 생성기"라는 것도 있는데, 적당한 길이와 분량의 Lorem ipsum을 생성해 주는 서비스 입니다. 한번 해 보세요. 왜? 재밌잖아요... :)



Posted by vincent

2008/10/20 16:51 2008/10/20 16:51
, , , , , , , , ,
Response
2 Trackbacks , 5 Comments
RSS :
http://www.vincentkwak.com/rss/response/231

Trackback URL : http://www.vincentkwak.com/trackback/231

Trackbacks List

  1. Lorem Ipsum

    Tracked from ROGERTALES.COM 2008/11/05 01:27 Delete

    언제부터인가 “Lorem ipsum dolor sit amet···”으로 시작하는 글귀가 출판·디자인 관련 책이나 광고, 웹 페이지 같은 데서 의미불명인 채로 종종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첫 구...

  2. 포토샵 강좌 - 의미없는 영어 문장이 필요할 때 유용한 도구, Lorem ipsum

    Tracked from 라쏘*미디어랩 * Rasso Media Lab. - 디지털과 상상력이 충돌하는 곳 2009/08/13 18:49 Delete

    Lorem ipsum. 포토샵으로 쇼핑몰 상세페이지를 디자인 하다보면 디자인을 위해 의미없는 영어 문장이 필요할 경우가 있다. 물론 한글 문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잡지 스타일로 디자인을

Comments List

  1. xacdo 2008/11/27 21:21 # M/D Reply Permalink

    흥미롭군요 ^^

    1. 빈센트 2008/12/05 00:58 # M/D Permalink

      그렇죠?

  2. 푸른하늘 2008/12/08 12:04 # M/D Reply Permalink

    지금라틴클래스를 듣고 있는데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고 가네요.. 감사

    1. 빈센트 2008/12/19 17:46 # M/D Permalink

      헉 라틴클래스...

  3. 민상k 2008/12/28 13:26 # M/D Reply Permalink

    프로그래밍 공부할 때에도 예제 텍스트로 자주 나오는 문장이라 항상 궁금했었는데, 저런 숨은 이야기가 있었군요 ㅋ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43 : 44 : 45 : 46 : 47 : 48 : 49 : 50 : 51 : ... 223 : Next »

블로그 이미지

Messages from Versailles

- vincent

  • 반디앤루니스
  • 인터넷교보문고
  • 북스리브로
  • 인터넷영풍문고
  • 알라딘
  • 예스24

    Archives

    Site Stats

    Total hits:
    278491
    Today:
    3
    Yesterday:
    452
    64명이 RSS를 구독하고 있습니다.